Imun Farmer · 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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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시장 2025 전망: 지금은 어느 계절인가
전기차가 주춤한다는 소식이 쏟아지던 2025년. 많은 사람들이 2차전지 테마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025년,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수요는 살아 있었다. 2025년 1~10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933.5GWh. 전년 대비 35.2% 증가한 숫자다. 끝나기는커녕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런데 돈은 별로 안 됐다. 이게 핵심이다.
2021~2023년에 쏟아부은 증설 자금이 2025년에 공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이 더 빨리 불어났다. 공급과잉이다. 배터리 단가는 바닥으로 내려앉았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수익성 압박에 시달렸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3사 합산 점유율은 16%까지 쪼그라들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왜? CATL과 BYD 때문이다. CATL은 2025년 1~10월 기준 38.1% 점유율로 혼자 세계 배터리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먹었다. BYD는 유럽에서 전년 대비 216% 성장이라는 믿기 힘든 수치를 찍었다. 중국 상위 6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68.9%를 장악한 채 달리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분명 불편한 숫자들이다.
그러나 ESS가 등장했다
전기차가 막히자 배터리 업계는 다른 문을 두드렸다. ESS, 에너지저장장치다.
2025년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 출하량은 550GWh. 전년 대비 79% 급증했다. 이 숫자를 두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79%다.
방아쇠를 당긴 건 AI다. AI 학습용 GPU 서버 한 대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을 10배 더 먹는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30년 945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대비 최대 165% 증가를 전망했다.
이 거대한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ESS가 필수다. 피크 시간대 전력 부하를 분산하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메우고, 전력 품질을 안정화한다. AI 데이터센터 옆에 배터리 창고를 짓는 게 이제는 당연한 공식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수주 잔고는 2025년 2분기 50GWh에서 3분기 120GWh로, 불과 3개월 만에 140% 늘었다. 삼성SDI는 북미 ESS 시장이 2025년 약 80GWh에서 2030년 130GWh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SK증권은 글로벌 ESS 시장이 2026~2030년 CAGR 약 20%, 미국 ESS 시장은 CAGR 약 25%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한다.
2025년이 반도체의 해였다면, 2026년은 배터리 ESS의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머스크가 말한 “에너지가 화폐다”의 의미
일론 머스크는 “에너지가 진짜 통화”라고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땐 그냥 실리콘밸리 특유의 허풍처럼 들렸다. 지금은 다르게 들린다.
데이터센터는 땅과 전기가 있어야 돌아간다. 재생에너지는 낮에만 햇빛이 들고 바람이 불 때만 돌아간다. 전력망은 오래됐다. 이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푸는 해법이 배터리 저장이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다. 국가도, 기업도, 데이터센터도. 글로벌 전력 수요는 2030년 890TWh, 2040년 1800TWh, 2050년에는 300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없이는 이 수요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
기술의 다음 판: 전고체와 나트륨이온
지금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미 최선은 아니다.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선언했다. 에너지 밀도 목표 900Wh/L. 수원 ‘S라인’에서 이미 시제품을 완성차 고객사에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9년 흑연계, 2030년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오창 파일럿 라인을 돌리고 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도 2027~2030년 상용화를 각자의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전고체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쓴다. 불이 안 난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 충전 속도가 빠르다. 단점은 아직 비싸다는 것, 대량 양산 수율이 낮다는 것. 2030년을 전후해 이 벽을 넘으면 EV 시장 판도가 다시 흔들린다.
나트륨이온은 결이 다른 기술이다. 리튬 대신 나트륨을 쓴다. 나트륨은 지구에 널렸고 싸다.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보다 낮지만, ESS나 저가 전기차에는 충분하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은 2025년 6.7억 달러에서 2030년 20.1억 달러로, 연 24.7%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이 가장 빠르게 채택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 구도: 수치로 본 현재와 미래
| 구분 | 2024년 | 2025년 (추정) | 2030년 (전망) |
|---|---|---|---|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 | ~1,025GWh | ~1,300GWh | ~4.7TWh 수준 |
| 글로벌 ESS 배터리 수요 | ~235GWh | ~550GWh (전년比 +79%) | |
| 글로벌 리튬이온 시장 규모 | ~1,200억 달러 | ~1,500억 달러 | ~2,000억 달러 이상 |
| CATL 점유율 (EV) | ~27% | ~38.1% | 지속 확대 전망 |
| 한국 3사 점유율 (EV, 中제외) | ~43% | ~36.3% | ESS 전환으로 방어 시도 |
|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 개발 단계 | 파일럿 생산 | 2027~2030년 초기 양산 |
| 나트륨이온 시장 규모 | ~5억 달러 | ~6.7억 달러 | ~20.1억 달러 |
지금 시장이 놓치고 있는 것
EV가 주춤한다는 뉴스가 쏟아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2차전지를 ‘지나간 테마’로 분류했다. 그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
EV 침투율은 아직도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가는 초입이다. 유럽은 탄소 배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2026년 이후 EV 회복이 예상된다. 북미는 정책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공백을 ESS가 채우고 있다.
진짜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에너지를 얼마나 싸고 안전하게 저장하느냐’가 국가 경쟁력과 기업 수익성을 가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배터리는 그 인프라의 핵심이다.
참고 자료
- SNE리서치, 「2025년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2025.10)
- SNE리서치, 「2025년 ESS 배터리 출하량 550GWh」 (2026.01)
- IEA, 「Electricity 2025」,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전망
- 한국경제 비즈니스, 「AI 수요와 ESS가 불러온 반전…배터리의 귀환」 (2025.11)
- SK증권, 「배터리 산업 - ESS 배터리의 빛과 그림자」 (2025.11)
- LG에너지솔루션 3Q25 컨퍼런스콜 (2025.11)
- 삼성SDI 3Q25 컨퍼런스콜 (2025.11)
- The Big Data, 「전고체로 눈 돌린 배터리 3사」 (2026.02)
- MarketsandMarkets, 「Sodium-ion Battery Market」 (2025.12)
- Goldman Sachs,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전망 (2025)
- 비즈니스포스트, 「K-배터리 2025년 中 제외 글로벌 점유율 36.3%」 (2026.02)
- PwC 삼일회계법인, 「전기차 캐즘, K-배터리 위기와 대응전략」
- Grand View Research, 「Secondary Battery Market Report」 (2024)
- Coherent Market Insights, 「Secondary Battery Market 2025-2032」 (20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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