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un Farmer · 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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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 태양광, 반대 의견은 왜 나오는가
영농형 태양광, 반대 의견은 왜 나오는가
찬성 쪽 논리는 단순하다. 농사도 짓고, 전기도 팔면 된다. 일석이조다. 그런데 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우려를 표명하며, 농촌 현장에서는 반발이 끊이지 않는가.
말이 좋아 영농형이지, 맨땅에 철골 구조물 세우는 일이다. 그 안에 이해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 반대 의견이 어디서 출발하는지 하나씩 뜯어봤다.
1. 임차농 쫓겨날 수 있다: 가장 폭발력 있는 반대 논거
국내 농가의 절반 이상이 임차농이다. 2015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59.6%가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다. 이들이 가장 먼저 겨누는 칼날이 바로 ‘지대 상승’ 문제다.
논리는 이렇다. 영농형 태양광이 허용되면 발전사업자들이 지주에게 기존 임차료보다 훨씬 높은 임대료를 제안한다. 지주 입장에서는 배추밭 세 놓는 것보다 태양광 사업자한테 땅 빌려주는 게 몇 배 이익이다. 결과적으로 임차농은 땅에서 밀려난다.
이미 선례가 있다. 2019년 농지법 개정으로 염해간척지 태양광이 허용됐을 때,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멀쩡한 임차농들이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 상황을 근거로 “전국 농지의 75%가 부재지주 소유인데, 법이 통과되면 임차농들이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쫓겨나지 않더라도 임차료가 폭등해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10월 “임차농 부담 증가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해소 방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2. 농지 훼손 우려: 구조물이 박히는 순간 농지가 아니다
영농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철골 기초가 땅에 박히는 건 사실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때는 토지의 형질 변경이 필요하다. 기존 농촌형 태양광은 이 과정에서 농지전용 신청을 거친다. 그런데 영농형은 농지전용 없이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관리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주장이 나온다. 어떤 상태가 ‘훼손’이고 어떤 상태가 ‘정상 이용’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는 기초 구조물이 차지하는 면적, 배수 경로 변화, 토양 압축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 같은 문제가 지적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를 두고 “농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10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일부 시설은 사업 종료 후 고철로 남기도 했다.
3. 수확량 감소와 식량안보: 패널 아래서 작물이 잘 자라는가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작물에 닿는 일조량이 줄어든다. 이건 팩트다. 여러 실증사업 결과를 보면 평균 20% 안팎의 감수율이 나타난다. 수확이 20% 줄어드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발전 수익으로 그 이상을 벌충할 수 있다”고 반론한다. 슬로우뉴스가 2026년 4월 진행한 팩트체크에서도 0.5ha 벼농사 농가가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20년 동안 2.63배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반대 측이 제기하는 핵심은 단순 수익 계산이 아니다. 전국 농지로 확대될 경우 식량 자급률이 어떻게 되느냐는 구조적 질문이다. 특정 작물만 태양광에 적합하다 보니, 적합하지 않은 작물은 외면받고 우리나라가 반드시 생산해야 하는 주요 식량 작물 재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4. 경관 훼손과 난개발: 농촌 풍경이 산업단지로
태양광 반대 집회에서 항상 나오는 사진이 있다. 산비탈을 뒤덮은 패널들. 논밭을 가득 채운 검은 구조물들. 그 시각적 충격이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불신으로 전이된다.
고려대 양승룡 교수 연구팀은 “영농형 태양광이 전국 농지로 확대될 경우 감소하는 농촌의 경관 가치는 총 1조 9,000억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슬로우뉴스 팩트체크는 기존 산지형·농촌형 태양광만큼의 경관 훼손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변화 자체가 생긴다는 건 인정한다. 농촌 관광이나 농촌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더불어 영농형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사실상 농지전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패널을 세우고 형식적인 작물을 조금 심어두는 식으로 편법 운영이 이뤄질 경우, 우량농지가 발전 부지로 잠식되는 건 시간문제다.
5. 높은 초기 비용과 불확실한 수익성: 소농이 감당할 수 있나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전국 500개 농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영농형 태양광 도입 의향이 없는 이유 1위는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었다. 응답자 248명이 선택했다. 2위는 “농작물 피해 우려”(225명), 3위가 “경제성이 없어서”(147명)였다.
100kW 기준 설치 비용이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이다. 일반 지붕형 태양광에 비해 최대 세 배까지 비용이 더 든다. 악천후 대비 깊은 철골 기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은 20년 이상 운영해야 이윤이 남는 구조다. 그런데 기존 농지법상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기간이 최장 8년이었다. 이 괴리가 오랫동안 수익성 논란의 핵심이었다. 특별법 통과로 최대 30년 사업이 가능해졌지만, 금리·전력 판매가격 변동 리스크는 여전히 소농에게는 버거운 부담이다.
6. 일본의 반면교사: 제도가 느슨하면 결국 농업이 진다
찬성 측은 자주 일본과 유럽 사례를 가져온다. 그런데 일본의 현황을 자세히 보면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일본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정책이 시작된 이후, 실질적으로 영농을 전제로 하지 않고 오히려 농업 쇠퇴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흘러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리 기준이 느슨해지면서 “농사 없는 발전”이 묵인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계다. 영농 실적 미달 3년 연속 시 사업 승인 취소 조항이 있지만, 실제 집행이 얼마나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7. 외부 자본 유입과 수익 유출: 결국 누가 돈을 가져가나
영농형 태양광의 이상적인 그림은 농업인이 주체가 되어 발전 수익을 직접 챙기는 것이다. 법에서도 농업인·주민참여협동조합·농업법인으로 사업 주체를 제한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형 에너지 기업이나 외부 투자자가 농민에게 일정 수익을 쥐여주고 사실상 사업 실권을 쥐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기존 농촌형 태양광에서 외부 자본이 들어와 수익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갔던 전례가 있다. 이 구조가 영농형에서도 반복된다면, 법이 농업인 보호를 위해 사업 주체를 제한한 취지가 무색해진다.
3줄 요약
- 반대 의견의 핵심은 임차농 문제다 — 발전 수익이 높아지면 지주가 임차료를 올리거나 아예 계약을 끊는다.
- 경관 훼손, 식량안보, 수확량 감소는 팩트체크로 일부 반박되지만, 전국 확산 시 구조적 영향은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 높은 초기 비용과 일본의 실패 선례가 소농에게 현실적 불신으로 남아 있다 — 좋은 제도도 집행력이 없으면 말뿐이다.
참고자료
- 인라이튼(Enlighten), 「영농형 태양광을 둘러싼 모든 이슈: 임차농 피해 vs 발전수익」 (enlighten.kr)
-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영농형 태양광 반대 성명, 제주헤드라인 재인용 (headlinejeju.co.kr)
- 농업농촌연구소(농연), 「영농형 태양광은 두 마리 토끼를 정말 잡을까?」, 2025.12.07 (nongyeon.org)
- 슬로우뉴스, 「영농형 태양광, 네 가지 우려에 관한 팩트체크」, 2026.04.29 (slownews.kr)
- 경향신문, 「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없다? 대체로 거짓」, 2026.05.13 (khan.co.kr)
- 베타뉴스, 「농사 지으며 전기 판다는데, 영농형 태양광 진짜 돈 될까?」, 2026.05.26 (betanews.net)
- 농림축산식품부 공식 보도 설명, 「질서정연한 영농형 태양광 도입으로 농촌 태양광 문제 해소」, 2025.10.16 (mafra.go.kr)
- 데일리한국, 「논 위 태양광 길 열렸지만…’농사 없는 발전’ 막을 기준이 관건」 (v.daum.net)
- 에너지경제연구원, 전국 500개 농가 영농형 태양광 도입 의향 설문조사 (경향신문 재인용)
- 학술논문, 「환경정책 제33권 제2호」, 2025.06 — 농업인 인식 조사 결과 인용 (jep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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