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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태양광법 통과 이후 : 농가소득 모델이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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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태양광법 통과 이후 : 농가소득 모델이 어떻게 바뀔까?

3줄 요약 2026년 5월 7일 「영농형태양광법」 통과로 최대 8년이던 농지 사용기간이 23년까지 연장됐다. 벼농사 단일 소득 구조에서 농업+발전 이중 수익 구조로 전환되며, 우호적 조건에서 소득이 최대 4.1배까지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핵심 수치는 시행령에 위임돼 있어 하위법령이 실질적 수익 모델을 결정한다.


법이 뚫은 구멍, 그 크기가 생각보다 컸다

사실 이 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서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기간이 고작 8년이었다. 패널 수명이 25–30년이고, 투자 회수기간이 최소 12–14년인데 운영기간이 8년. 이건 처음부터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었다. 은행에서 대출도 잘 안 됐다. 금융 조달 자체가 막혀 있으니 대부분의 농가가 시도조차 못 했다.

2026년 5월 7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동시에 통과했다. 14년간 쌓인 논의가 한 번에 터졌다. 사용기간이 최초 5년 + 연장 18년, 최대 23년으로 늘어났다. 처음으로 투자 회수 기간과 사업 기간이 맞아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 하나의 변화가 농가소득 모델 전체를 뒤흔든다.


소득 구조 자체가 바뀐다

기존 농가의 소득 구조는 단순하다. 심고 기르고 판다. 작물 단가와 수확량에 전부를 의존하는 구조다. 날씨가 나쁘면 끝이고, 쌀값이 떨어지면 끝이다. 헷지 수단이 없다.

영농형 태양광이 들어오면 구조가 이렇게 바뀐다.

   기존: 농업 수익 (단일)
 └─ 작물 판매 수입

이후: 농업 수익 + 발전 수익 (이중)
 ├─ 작물 판매 수입 (유지 또는 일부 감소)
 └─ SMP(전력판매) +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수익

발전 수익은 SMP와 REC 두 채널에서 나온다. SMP는 전력시장에서 생산한 전기를 파는 단가이고,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했다는 인증서를 팔아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 영농형 태양광에는 설치 위치와 규모에 따라 REC 가중치가 차등 적용된다.

100kW 규모 기준으로 연간 약 3,000만 원 수준의 발전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남 영암군의 영농형 태양광 실증 재배 결과에서는, 벼 수확량이 21% 줄었음에도 연간 발전 매출 추정액(kWh당 185원 적용 시 약 897만 원)이 이를 상쇄하고 오히려 연간 약 872만 원이 늘었다.


소득은 얼마나 늘까 — 숫자로 보는 시나리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년 이상 운영 기준 시나리오를 보면, 농가소득은 기존 벼농사 대비 2.63–2.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의 2026년 5월 보고서는 이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설치비를 줄일 경우 수익이 최대 4.1배까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조건소득 배율(벼농사 대비)
기본20년 이상 운영, 현행 SMP·REC 단가2.63–2.8배
정책금융 활용저금리 정책자금 + 설치비 절감최대 4.1배
작목 최적화차광 선호 작물(녹차, 무화과, 포도) 전환발전+농업 모두 증가
벼 유지감수율 20% 이하 작목수익성 큰 영향 없음

전남 보석농협 문병원 조합장이 강조했던 ‘23년 운영 기간’이 경제성의 핵심이라는 말이 이제 법으로 근거를 갖게 됐다. 100kW급 시설 설치 면적이 약 700평(약 2,314㎡) 수준이니, 중소 농가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규모다.


세 가지 소득 모델의 등장

법이 만든 제도 안에서 농가가 선택할 수 있는 소득 모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1안 — 개인 농업인 직접 운영형

실경작 중인 농업인이 자기 농지(또는 임차 농지)에 직접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발전 수익이 100% 본인에게 귀속된다.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크지만, 정책자금과 농협 대출 지원이 확대되면서 현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85%까지 장기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정부 계획이 있다. 2026년 기준 약 4,500억 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금융지원이 편성되어 있다.

2안 — 주민참여협동조합(햇빛소득마을)형

마을 단위로 주민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직접 추진하고, 발전 수익을 마을 복지사업과 주민 소득으로 환원하는 모델이다. 정부는 2025년부터 매년 500개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는 목표를 세웠고, 2026년 선정 공모도 진행 중이다.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단위로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점에서 초기 진입 장벽이 낮다. 햇빛소득마을 1개당 1MW 이하, 사업비 16억 원 내외의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3안 — 농업법인 참여형(재생에너지지구 한정)

「농촌공간재구조화법」상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농업법인도 사업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 자본력이 있는 영농조합법인이나 농업회사법인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대형 프로젝트를 끌어가는 구조다. 개인 농업인에게는 법인 출자나 리스 계약을 통한 간접 참여 방식도 열린다. 다만 비농업인 자본의 우회 진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시행령에서 농업인 출자 비율 기준이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작물 선택이 수익 모델을 바뀐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작물 선택이다.

벼는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한다. 패널이 일조량을 가리면 수확량이 줄 수밖에 없다. 전남 영암군 실증에서도 벼 수확량이 21% 줄었다. 반면 녹차는 다르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2019–2021년 진행한 연구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한 농지의 첫물차 수량은 10아르당 622kg으로 노지(514kg)보다 오히려 많았다. 차광 효과가 녹차 생장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무화과, 포도도 마찬가지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가 80여 곳의 실증단지를 분석한 결과, 감수율 20% 이하인 작물은 영농형 태양광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작물을 바꾸면 발전 수익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농업 수익도 지킬 수 있다. 농가 입장에서 작물 전환이 곧 수익 모델 최적화 전략이 된다.


법이 결정하지 않은 것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법은 큰 틀만 결정했다. 실제로 돈이 얼마나 되느냐를 좌우할 숫자들은 모두 시행령에 넘어가 있다. 영농 유지율, 면적·발전용량 상한, 패널 높이 기준, 재생에너지지구 지정 기준 — 어느 하나도 법 조문에는 수치로 들어가 있지 않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향은 모듈 면적비를 전체 면적의 30% 미만으로 제한하는 안이다. 그런데 같은 30%가 벼농사에는 생산성 타격이고, 녹차 농가에는 문제없는 기준이다. 작목별 차등 없이 일률 적용하면 농가별 유불리가 극단으로 갈린다.

또 하나, 23년이 통째로 보장되는 게 아니다. 3년마다 허가를 갱신하는 구조를 검토 중이다. 영농 이행 실적을 매 3년마다 검증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장 23년’과 ‘보장 23년’은 다르다. 법의 숫자를 그대로 사업 계획에 반영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공포 후 6개월 내 시행. 그 시행령이 나오는 순간, 세 가지 소득 모델의 실제 수익 윤곽이 잡힌다.


리스크도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몇 가지 주의할 지점이 있다.

  • SMP·REC 단가 변동: 재생에너지 공급이 늘면 REC 가격은 떨어진다. 2023년에도 SMP·REC 단가 하락으로 영농형 태양광 사기 업체들이 활개 친 사례가 있었다.
  • 초기 투자비 부담: 100kW급 영농형 태양광 설치비는 일반 태양광보다 약 1.5배 높다. 시공 단가가 높아 투자 회수기간이 최소 12년 이상이다.
  • 임대차 분쟁: 임대농지에서 발전사업을 하려면 임대인과의 관계가 복잡해진다. 임대료 5% 상한 제한이 오히려 임대인이 계약 해지를 유도하는 역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영농 이행 의무 위반: 발전만 하고 농사를 안 하면 시정명령, 과징금, 사업권 취소까지 4단계 제재가 있다. 형식적 영농을 넘어 실질적 영농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이것이 본질이다

14년 동안 제자리를 맴돌던 제도가 드디어 움직였다. 영농형태양광법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농가 소득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법이다.

농업 소득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 단가 하락, 고령화, 기후 변화로 작물 수익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발전 수익이라는 고정 현금 흐름이 붙는 것은 농가 재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마치 월세 수익이 생기는 것처럼.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정부가 2026년 안에 전국 700개 이상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고, 실증 단지들은 ‘벼농사보다 8배 매출’이라는 숫자를 내놓고 있다. 물론 모든 농가에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입지, 작물, 자금 조달 구조, 협동조합 구성 능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영농형 태양광 해도 되나, 말아야 하나’의 고민이 아니다. 내 농지의 작물이 차광에 강한지, 임대 조건은 어떤지, 협동조합 구성이 가능한 마을인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다. 법은 이미 통과됐다. 시행령 나오기 전, 준비하는 농가가 먼저 치고 나간다.


참고자료

번호출처발행
1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 “영농형 태양광법 국회 본회의 통과”2026.05.07
2한국식량기후연구원(KIFC), “영농형 태양광법, 무엇이 담겼고 무엇이 남았나”2026.05.08
3경향신문, “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없다? 대체로 ‘거짓’…농가 소득 최대 4배 증가”2026.05.14
4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영농형 태양광 도입의 경제성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P293)2023
5나무위키, “영농형 태양광”2025.10
6목포MBC뉴스, “영농형 태양광 8배 수익, 전남 영암군 성과 발표”2025.11.11
7Gekko System, “영농형 태양광, 2026년의 조망”2025.11.16
8연합뉴스, “태양광 발전수익 공유 ‘햇빛소득마을’ 전국에 매년 500곳 만든다”2025.12.16
9환경포커스, “‘주민이 전기 만들고 수익 나눈다’… 햇빛소득마을 700곳 확대 추진”2026.05.07
10전기신문, “영농형·햇빛소득마을 정부 가이드라인”2026.02.26
11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oreaSciece), “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2024
12MBC 뉴스, “영농형 태양광, 보급 저조한 이유는?“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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