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un Farmer · 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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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태양광법 통과 이후 하위제도 쟁점
영농형태양광법 통과 이후 하위제도 쟁점
2026년 5월 7일, 14년간의 제도화 논쟁이 법률로 귀결됐다. 그런데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법이 통과됐다는 것의 의미
2026년 5월 7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농지법」 개정안도 같은 날 함께 처리됐다. 영농형 태양광이 기존 농지법상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틀을 벗어나 독립된 법제도 영역으로 편입된 것이다.
한국의 영농형 태양광 이론 잠재량은 682 GW다. 한국 전체 발전설비 용량(약 145 GW)의 4.7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런데 이 잠재력은 그동안 8년짜리 허가 기간이라는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됐다. 태양광 패널 수명은 25–30년, 투자회수기간은 최소 12년. 8년 허가로는 금융 조달 자체가 불가능했다. 법이 통과된 건 단순한 입법 이벤트가 아니라, 그 구조적 모순이 드디어 해소됐다는 선언이다.
법은 큰 틀을 정했다. 문제는 사업의 실제 모습을 결정하는 숫자들 — 영농 유지율, 면적 상한, 패널 높이, 재생에너지지구 지정 기준 — 이 하나도 법 조문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부 시행령으로 넘어갔다. 공포 후 6개월, 그 안에 이 숫자들이 채워진다.
법이 결정한 것들
먼저 법이 결정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사업 주체는 세 유형으로 제한됐다. 첫째, 발전설비 소재지 또는 인접 읍·면·동에 거주하면서 3년간 농업경영 이력이 있는 농업인(임차농 포함). 둘째, 농촌 주민 10인 이상이 설립한 주민참여협동조합. 셋째,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농업진흥지역에 한해 농업법인도 사업 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
허용 지역은 농업진흥지역 밖의 일반 농지가 원칙이다. 예외적으로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른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농업진흥지역 안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구 지정을 받지 못한 농업진흥지역 농지는 여전히 참여할 수 없다.
사업 기간은 최대 30년 범위에서 허가관청이 정하도록 했다. 기존 8년 제한이 최대 23년으로 사실상 연장됐다. 다만 3년마다 갱신하는 구조를 농식품부가 검토 중이어서, ‘23년 보장’이 아닌 ‘23년 상한’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
임차농 보호는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임대료(차임·보증금)는 약정 금액의 5% 초과 인상이 금지되고, 사업 기간 동안 임대차 자동 갱신이 의무화됐다.
영농 이행 의무도 명시됐다. 농사를 짓지 않고 발전만 하면 시정명령 → 과징금 → 사업정지 → 사업권 취소의 4단계 제재를 받는다. 벌칙 조항도 강하다. 허가 없이 사업을 하거나 거짓으로 허가를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시행령의 6개 뇌관
이 부분이 핵심이다. 법이 만든 틀 안에서 실제 사업이 어떻게 굴러갈지를 결정하는 변수 여섯 개가 시행령에 고스란히 남겨졌다.
① 영농 유지율 — 숫자 하나가 모든 걸 바꾼다
’영농을 유지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농식품부는 태양광 모듈 면적을 전체 농지 면적의 30% 미만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 이 30%라는 숫자가 작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게 문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자료(2025)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이 거창군에 설치한 설비에서 벼 수확량이 최대 71%까지 급감한 사례가 확인됐다. 여러 실증사업의 평균 감수율은 벼 기준 15.7%지만, 지역별 편차가 극심하다. 반면 녹차, 무화과, 포도 같은 차광에 유리한 작물은 오히려 생산성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같은 모듈 배치 비율이 벼농사에는 영농 포기를, 포도밭에는 영농 유지를 의미하는 상황이다.
시행령이 작목별 차등 기준을 적용하느냐, 일률적 면적비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수혜 작물과 소외 작물이 갈린다. 전남 녹색에너지연구원 실증 자료를 보면 벼는 12.1–20.3%, 감자는 8.9–16.5%, 배추는 7.3–22.9%의 감수율이 나타났다. 같은 법 아래에서도 작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제도가 될 수 있다.
② 사업 기간 갱신 구조 — 23년이 통째로 보장되지 않는다
3년 갱신 구조가 확정되면 사업 참여자 입장에서 금융 구조가 복잡해진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시 23년 전체가 보장되는 구조와, 3년마다 갱신 여부를 검증받는 구조는 담보 가치가 다르다. 금융기관이 어떤 조건에서 대출을 해줄 것인가의 문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확보를 위해 최소 20년 이상의 사업 기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2023). 기간은 늘었지만 안정성은 갱신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3년 갱신이 엄격하게 적용되면 실질적인 금융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
③ 재생에너지지구 지정 기준 — 열쇠를 누가 쥐는가
농업진흥지역 농민의 참여 여부는 재생에너지지구 지정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구 지정 권한은 광역지자체장에게 있고, 지정 기준은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연동된다. 실질적으로 어떤 농지가 지구로 지정될 수 있는지는 농식품부의 별도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알 수 있다.
농업진흥지역은 전국 농지의 핵심이다. 여기에 접근하지 못하면 영농형 태양광 사업 가능 면적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지구 지정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은 통과됐지만 실제 사업은 소수의 비진흥지역 농지에만 집중되는 왜곡이 발생한다.
④ 농업법인 참여의 이중성 — 문을 열면 통제가 어렵다
이번 법에서 재생에너지지구 안에서 농업법인도 사업 주체로 허용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마을협동조합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자본 동원과 운영 역량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런데 농업회사법인은 농업인 출자를 전제로 하면서도, 현행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비농업인의 출자 한도가 90% 미만으로 설정돼 있다. 사실상 외부 자본이 법인을 지배하면서 농업인을 명목 출자자로 세우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법이 내세운 ‘농업인 주도’ 원칙이 껍데기가 될 위험이 여기 있다.
시행령에서 결정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농업법인 구성원 중 실경작 농업인 비율을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가. 비농업인 출자 한도와 영농형 태양광 사업주체 요건이 어떻게 맞물릴 것인가. 개인 농업인에게 적용되는 ‘인접 읍면동 거주’ 기준을 법인에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이 세 개의 숫자와 기준이 농업법인 참여를 ‘농촌 자산화’로 끌고 갈지, ‘우회 개발’의 통로로 만들지를 결정한다.
⑤ 임차농 보호의 실효성 — 표준계약서가 관건
임대료 5% 상한과 임대차 자동 갱신 의무는 법에 명시됐다. 그런데 이것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농식품부의 표준계약서 양식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되느냐에 달려 있다. 표준계약서에 분쟁 해결 절차, 임대인 동의 거부 시 처리 방안, 임차농이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경로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보호 장치는 문서 속에만 존재하게 된다.
한국 농지의 상당 부분이 임대차로 운영된다. 지주가 태양광 수익을 위해 기존 임차농과의 계약을 파기하거나, 임대료를 대폭 올리는 문제는 이미 이전 농촌 태양광 사업에서 반복됐다. ‘임차농도 사업 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는 법 조문과 실제로 임차농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표준계약서의 과제다.
⑥ 계통 접속 — 법보다 망이 먼저다
이건 시행령 밖의 문제인데,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장벽이다. 한국 농촌 지역의 변전소 용량은 이미 포화 상태인 곳이 많다. 법이 통과되더라도, 변전소 용량이 없으면 사업은 시작도 못 한다. 영농형 태양광의 이론 잠재량 682 GW는 계통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숫자로만 존재한다. 영농형 태양광법이 계통 접속 지원 근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배전망 투자 일정과 우선순위는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
수익 구조의 현실
영농형 태양광이 농가 수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도 따져볼 만하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영농형 태양광 도입 시 농가가 연간 400–900만 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라남도 실증사업에서는 0.5ha 벼농사 기준으로 영농형 태양광 설치 시 20년간 2.63배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그러나 이 수치는 REC 가중치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때의 계산이다. 현재 영농형 태양광은 일반 태양광 발전과 동일한 REC 가중치 0.7을 적용받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의 구조적 비용 — 지주 높이 확보, 농기계 진입 동선 설계, 추가 관리 비용 — 을 감안하면 별도의 가중치 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법은 REC 가중치 우대·신설 지원 시책을 마련하도록 정부에 의무를 부과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역시 시행령 이후의 과제다.
남은 시간
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된다. 그 6개월 안에 시행령이 완성돼야 한다. 농식품부 강동윤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은 “법 시행일에 맞춰 농업계·국회·전문가와 긴밀히 협의하여 하위법령 제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쟁점들은 단순하지 않다. 작목별 감수율 허용 기준은 농촌진흥청과 농업계의 입장이 다를 것이다. 재생에너지지구 지정 기준은 식량안보와 에너지전환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의 가치 선택이다. 농업법인 출자 요건은 자본 유입과 농촌 자산화 사이의 균형 문제다.
‘영농형’이라는 이름이 진짜 영농을 담보하느냐, 아니면 발전사업에 영농이라는 껍데기를 씌우는 형태가 되느냐는 이 6개월에 달려 있다.
참고 자료
| 출처 | 내용 |
|---|---|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 (2026.5.7) | 영농형 태양광법 국회 본회의 통과 |
|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2026.5.7 통과) | 법률 원문 |
|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 (2026.5.7 통과) |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명문화 |
| KIFC, 영농형 태양광법 무엇이 담겼고 무엇이 남았나 (2026.5.8) | 핵심 조항 및 시행령 쟁점 분석 |
| KIFC, 영농형 태양광 계통 병목 (2026.5.8) | 계통 접속 문제 |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영농형 태양광 경제성 분석 (2023) | 20년 이상 사업기간 필요 근거 |
| 농식품부, 설명자료 (2025.10.16) | 3대 원칙(난개발 방지·식량안보·수익 내재화) |
| 국회 농해수위, 조승환 의원실 자료 (2025.10.13) | 거창 실증사업 최대 71% 감수율 사례 |
| 전라남도 녹색에너지연구원 | 작물별 감수율(벼 12.1–20.3%, 감자 8.9–16.5%, 배추 7.3–22.9%) |
| 한국환경연구원 | 영농형 태양광 연간 농가 수익 400–900만 원 분석 |
| 법무법인 세종 뉴스레터 (2026.5.17) | 사업주체·특별법 성격·농지법 관계 법률 해석 |
| 슬로우뉴스 팩트체크 (2026.4.29) | 영농형 태양광 4가지 우려 검증 |
| 국민참여입법센터, 서왕진의원 등 특별법안 (2025.8.27) | 하위법령 위임 구조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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