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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형 태양광, 3년 실경작자만 가능? 귀농의 문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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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야 태양광 발전소

농촌으로 가는 다리가 하나 끊어졌다.

2026년 1월, 정부가 영농형 태양광 허가를 3년 이상 실경작자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농사도 짓고 태양광 발전으로 수익도 올리는, 이른바 ‘햇빛 농사’의 문턱이 갑자기 높아진 셈이다. 귀농을 고민하던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3년을 기다려야 한다니.

과연 이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정부는 왜 3년 제한을 걸었나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이유는 명확했다. 가짜 농민을 막겠다는 것.

실제로 문제는 심각했다. 2023년 감사원 조사 결과, 소형태양광 발전사업자 2,994명 중 851명이 부당하게 농업인 혜택을 받고 있었다. 공공기관 임직원 200명, 지자체 공무원 64명도 포함됐다. 심지어 공직자 6명은 허위로 농업경영체를 등록해 태양광 사업을 했다.

2021년에는 버섯재배사나 곤충사육사를 이용한 편법 설치가 기승을 부렸다. 실제로 농사는 짓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영농활동을 하며 발전수익만 챙기는 브로커들. 유튜브에는 이런 편법을 홍보하는 영상까지 올라왔다.

정부 입장에서는 제도를 만들기도 전에 악용 사례가 터져 나오니,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3년 실경작 + 605평 제한 + 100kW 규모 제한이었다.

청년 귀농인은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이 정책엔 치명적 맹점이 있다.

막 농촌에 정착하려는 청년들에게 3년은 너무 길다. 귀농 초기에 가장 힘든 게 수익 불안정이다. 땅도 새롭고, 작물도 낯설고, 판로도 막막한데 3년을 버텨야 태양광 수익을 볼 수 있다니.

현대적인 청년 농부와 태양광 시스템

실제로 영농형 태양광의 경제성은 대단하다. 보성의 한 농가는 650평 논에 99.7kW 설비를 설치한 뒤 작물소득 116만원에서 매전수익 1,278만원으로 10배 넘게 수익이 뛰었다. 영암군 실증재배에서는 벼농사 단독 대비 총매출이 8.4배 증가했다. 2025년 기준 100kW 설비면 월 221만원 정도 수익이 나온다.

이 돈이 있으면 청년 귀농인도 버틸 수 있다. 집 고치고, 농기계 사고, 생활비 보태면서 농사 기술을 익힐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3년을 기다리라니.

일본은 뭐가 다를까. 일본은 2013년부터 영농형 태양광을 본격 도입해 지금 3,300개소가 넘는다.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10년을 주고, 우량농지 93.5%에서 허가가 났다. 갱신할 때 농산물 생산량만 체크하면 되고, 지금까지 허가 취소 사례는 없다. 프랑스는 더 엄격하지만 합리적이다. 수확량이 비교 부지의 90% 이상, 농업소득이 설치 전 평균 이상이면 인정한다. 6년 후 점검하고, 위반하면 벌금이나 허가 취소. 명확하다.

반면 우리는 입구부터 3년 실경작이라는 벽을 세웠다.

임차농은 아예 문밖이다

더 큰 문제는 임차농이다.

국내 농가의 절반이 임차농이다. 땅은 빌려 쓰고 농사만 짓는 사람들. 이번 정책대로라면 이들은 아예 영농형 태양광을 할 수 없다. 3년 실경작 조건도 까다로운데, 설령 조건을 충족해도 땅 주인 눈치를 봐야 한다.

발전수익이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지주가 임대료를 올리거나, 아예 임차농을 내보내고 직접 태양광 사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임차농 보호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임미애 의원이 본인 소유 농지만 설치 가능하게 한정하는 법안을 냈는데, 이게 통과되면 임차농은 완전히 배제된다.

일 잘하는 농민이 배제되고, 땅만 가진 사람이 혜택을 보는 구조. 정말 이게 맞나.

가짜 vs 진짜, 균형점은 어디인가

정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 목표를 세웠는데, 현실은 47.9%로 떨어지고 있다. 쌀 자급률도 96%로 내려갔다. 밀은 1.5%, 옥수수는 4.3%에 불과하다. 이 상황에서 우량 농지에 태양광이 들어서면 식량안보가 흔들린다는 불안감. 충분히 일리 있다.

실제로 2025년 10월 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남 거창군에서 벼 수확량이 71%까지 급감한 사례가 있다. 함양 51%, 함안 40% 감소. 정부는 평균 15.7% 감소라고 하지만, 지역별·작물별 편차가 크다.

하지만 이건 실증연구 초기 단계 데이터다. 보성 농민들은 “70% 감소는 농사를 제대로 안 지은 탓”이라며 반박했다. 실제 보성 실증재배에서는 20~25% 감소 수준이었다. 영암군도 21% 감소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투과율 좋은 패널도 나오고, LED로 밤에도 광합성을 돕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가짜 농민을 막는 건 맞다. 그런데 방법이 문제다. 3년 실경작 제한은 진짜 농민까지 막는 빗장이 됐다.

차라리 프랑스처럼 하면 안 될까

프랑스 모델을 보자.

프랑스는 결과로 평가한다. 수확량 90% 이상, 농업소득 유지. 이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 6년 후 점검하고, 이후로도 정기 확인. 못 지키면 벌금이나 허가 취소. 명쾌하다.

우리도 비슷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1단계: 영농계획서 제출. 실제 재배할 작물, 예상 수확량, 판매 계획.
  • 2단계: 1년차 영농교육 의무화. 지자체 농업기술센터가 모니터링.
  • 3단계: 3년간 수확량 비교. 일반 농지 대비 80% 이상 유지 못하면 경고.
  • 4단계: 경고 후 개선 안 되면 과징금 → 허가 취소.

이렇게 하면 진짜 농사짓는 사람은 1년차부터 태양광 수익을 볼 수 있다. 가짜 농민은? 농사를 안 지으니까 3년차에 걸러진다.

초기 투자비은 100kW 기준 1.5억~2억원이다.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농협 출자를 허용하고, 저리 융자를 85%까지 지원한다고 했다. 7년 후면 손익분기점이다.

진짜 농민이라면 7년을 내다보고 투자한다. 가짜 농민은 3년 안에 수확량이 드러나니 도망간다. 결과로 평가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식량안보 vs 농촌소멸, 둘 다 잡을 순 없나

지금 농촌은 무너지고 있다.

2024년 식량자급률 47.9%, 쌀 96%, 밀 1.5%. 이 숫자들이 말해주는 건 명확하다. 농사로는 못 먹고산다는 것. 평균 연령 70대, 청년은 안 온다, 마을은 텅 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에 돈이 도는 구조를 만든다. 작물소득의 5~10배 매전수익. 마을 단위로 하면 연 1,000만원씩 공동수익. 이 돈으로 청년이 돌아오고, 학교가 살아나고, 가게가 문을 연다.

그런데 정부는 3년 제한이라는 칼로 입구를 막았다. 가짜 농민 때문에.

물론 가짜는 막아야 한다. 하지만 진짜까지 막히면 안 된다. 일본은 18년 동안 3,300개소를 키웠다. 우리는 아직 70개 실증단지. 그런데 출발부터 발목을 잡는다.

차라리 1년차 진입 + 3년차 평가 구조로 가면 안 될까. 1년차엔 교육 의무화하고, 지자체가 분기별로 확인한다. 2년차엔 수확량 체크. 3년차에 기준 미달이면 경고 후 개선 기회. 그래도 안 되면 과징금과 원상복구.

이렇게 하면 진짜 농민은 1년 만에 햇빛 연금을 받고, 가짜 농민은 3년 안에 걸러진다. 식량안보도 지키고, 농촌도 살린다.

605평에 100kW, 월 221만원. 농사 수익 더하면 월 300만원. 청년이 돌아올 만한 숫자다. 3년 기다리라고 하면? 그냥 도시에 남는다.

결론: 문턱을 낮추되, 감시는 철저히

영농형 태양광 3년 실경작 제한.

가짜 농민을 막겠다는 취지는 옳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입구를 막는 게 아니라,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프랑스는 결과로 평가한다. 일본은 10년 허가를 주고 갱신 때 확인한다. 우리는? 3년 실경작이라는 벽을 세웠다.

청년 귀농인은 3년을 기다릴 수 없다. 임차농은 아예 배제됐다. 가짜 농민만 막으려다 진짜 농민까지 막는 정책.

차라리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 1년차부터 진입 허용 (단, 영농교육 의무)
  • 분기별 현장 모니터링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 3년간 수확량 평가 (일반농지 대비 80% 기준)
  • 기준 미달시 경고 → 과징금 → 허가 취소

문턱은 낮추되, 감시는 철저히.

605평에 월 221만원, 농사 더해 월 300만원. 청년이 돌아올 만한 숫자다. 농촌이 살 만한 구조다.

정부가 정말 농촌을 살리고 싶다면, 3년 제한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가짜를 막되, 진짜는 환영하는 제도. 그게 진짜 정책이다.


참고자료

  • 전북농업방송, “영농형태양광 3년 이상 실경작자만 허용”, 2026.1.27
  • Daum, “영농형태양광 3년 이상 실경작자만 허용”, 2026.1.25
  • 전주MBC, “영농형태양광 허가 실경작자로 제한”, 2026.1.29
  • NBS Today, “가짜 농민 800여명, 태양광 발전 우대 혜택”, 2023.11.15
  • 경향신문, “영농형 태양광 18년’ 일본에서 배울 점”, 2022.11.21
  • 국회입법조사처, “프랑스 영농형 태양광 제도”, 2024.8.7
  • 비즈한국, “식량·에너지 둘 다 잡는다는 ‘영농형 태양광’”, 2025.10.22
  • 한국경제, “영농형 태양광, 식량과 에너지 모두 잡는다”, 2025.8.2
  • 야에너지, “논에 벼농사와 태양광발전 병행했더니 매출 약 8배”, 2025.11.11
  • 전주MBC, “국내 식량자급률 47.9% 그쳐”, 2026.1.8
  • 동아일보, “野 ‘李정부 영농형 태양광에 벼 수확 최대 71% 감소’”, 2025.10.12
  • 한겨레, “‘영농형 태양광 탓 논 수확 70% 감소는 거짓’”, 2025.11.11
  • Daum, “심상찮은 ‘식량자급률’ 하락”, 20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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