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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운다면? 1400평 부지 실전 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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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 전경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농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았다.

작년 여름, 형님 댁 논에서 벼를 베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400평 땅에서 벼농사만 지으면 한 해 손에 쥐는 게 얼마나 될까. 비료값, 농약값, 기계 임대료 다 빼고 나면 평당 몇천 원. 솔직히 품값도 안 나온다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 주변에서 태양광 발전소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떤 분은 “논 위에 철골 세우고 패널 올려서 농사도 짓고 전기도 판다”고 하고, 어떤 분은 “그냥 발전소만 깔고 임대 주면 된다”고 한다. 둘 다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실제 숫자는 궁금했다.

그래서 직접 계산해봤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우리 땅, 완전 평지 1400평. 여기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어떤 방식이 나을까? 순수 태양광 발전소로 갈 것인가, 아니면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영농형 태양광으로 갈 것인가.

두 갈래 길: 발전만 vs 농사+발전

케이스 1 - 순수 태양광 발전소 (농사는 포기)

순수 태양광 발전소

평지 1400평이면 350kW 정도 설치 가능하다. 토지 태양광은 보통 1kW당 4평 필요하다는데, 이건 패널 사이사이 거리, 관리 도로, 음영 같은 걸 다 고려한 수치다.

초기에 들어가는 돈

  • 태양광 설비: 4억 5,500만원 (kW당 130만원)
  • 한전 계통연계: 1,200만원
  • 인허가 비용: 1,000만원
  • 농지전용부담금: 1,400만원 (평당 1만원)
  • 기타 잡비: 800만원

총 5억원. 적지 않다.

하지만 연간 발전량은 459,900kWh. 경북 구미는 일조시간이 하루 평균 3.6시간이라 발전량이 꽤 나온다. 전기를 팔면 SMP(계통한계가격) 103원,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71원, 여기에 100kW까지는 REC 가중치 1.2가 붙는다. 그래서 실제로는 kWh당 평균 178원 정도 받는다.

연간 발전 매출: 약 8,189만원

여기서 관리비, 전기안전관리자 비용, 보험료 같은 운영비 1,051만원 빼면…

연간 순수익(세전): 7,138만원
월평균: 595만원

투자한 돈 5억을 회수하는 데 약 7년. 연 수익률로 따지면 **14.3%**다. 은행 적금보다 훨씬 낫다. 20년 운영하면 순이익만 9억 넘게 남는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 땅에선 더 이상 농사를 못 짓는다. 패널이 땅을 다 덮으니까 벼고 뭐고 심을 수가 없다.


케이스 2 - 영농형 태양광 (농사는 계속, 발전은 덤)

영농형 태양광 시스템

논 위에 3~4.5미터 높이로 철골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올린다. 기둥 사이는 5~6미터 간격. 트랙터 들어가고, 이앙기 돌아가고, 콤바인도 지나갈 수 있다. 농사는 그대로 짓는다. 다만 햇빛이 조금 가려지니까 수확량이 약간 준다. 보통 20% 정도 감수율을 예상한다.

1400평 기준으로 영농형 태양광은 200kW 정도 설치 가능하다. 차광률(땅에서 패널이 차지하는 비율)을 30% 이내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700평당 100kW가 기준이다.

초기에 들어가는 돈

  • 태양광 설비: 3억 9,000만원 (구조물 높이 때문에 일반보다 1.5배)
  • 한전 계통연계: 1,200만원
  • 인허가 비용: 1,000만원
  • 농지전용부담금: 0원 (영농형은 면제)
  • 기타 잡비: 800만원

총 4억 2,000만원. 순수 태양광보다 8,000만원 싸다. 농지전용부담금이 없어서다.

연간 발전량은 262,800kWh. 당연히 순수 태양광보다 적다. 200kW니까.

연간 발전 매출: 약 4,759만원

여기에 농사 수익이 더해진다. 1400평에서 벼농사 지으면 보통 평당 2,000원 정도 남는다 치자. 근데 감수율 20%를 적용하면 평당 1,600원.

연간 농사 수익: 224만원

합치면 연간 총 매출: 4,983만원

운영비(발전 관리비 + 농사 비용) 1,049만원 빼면…

연간 순수익(세전): 3,935만원
월평균: 328만원

투자금 회수는 약 10.7년. 연 수익률은 9.4%.

순수 태양광보다 수익은 적지만, 땅은 여전히 논이고, 벼는 계속 자란다. 그리고 농지전용부담금 1,400만원을 안 낸다는 게 의외로 크다.


직접 비교해보니

구분순수 태양광 발전소영농형 태양광
설치 용량350kW200kW
초기 투자비5.0억원4.2억원
농지전용부담금1,400만원면제
연간 발전 수익8,189만원4,759만원
연간 농사 수익0원 (농사 불가)224만원
연간 순수익7,138만원3,935만원
월평균 순수익595만원328만원
투자회수기간7.0년10.7년
연간 수익률14.3%9.4%

어느 쪽이 나을까?

단순 수익만 보면 순수 태양광이 압도적이다. 월 595만원 vs 328만원. 거의 두 배 차이다.

하지만 고민되는 지점들:

  1. 농지를 완전히 포기할 것인가?
    순수 태양광을 깔면 그 땅은 더 이상 논이 아니다. 20년 뒤 태양광 수명 다하면? 다시 논으로 복구하려면 또 비용이 든다.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할아버지 때부터 벼 심던 땅인데.

  2. 영농형은 정부 정책에 따라 변수가 크다.
    2026년 들어서 정부가 영농형 태양광 허가 기간을 8년에서 23년(5년씩 3번 연장)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REC 가중치도 1.8~2.0까지 올려준다는 얘기가 있다. 만약 이게 현실화되면 영농형 수익성이 훨씬 좋아진다. 근데 아직은 불확실하다.

  3. 실제 감수율은 지역마다 다르다.
    전남 영암군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논에서 벼 수확량이 21% 줄었지만, 발전 수익 포함하면 일반 논보다 8.4배 수익이 많았다는 실증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거창 쪽에선 감수율이 71%까지 나온 케이스도 있다. 패널 각도, 간격, 품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4. 초기 자금 여유가 있나?
    순수 태양광은 5억, 영농형은 4.2억. 둘 다 만만치 않다. 정책 자금 융자를 받으면 자부담 20%대로 줄일 수 있긴 한데, 그래도 1억 가까이는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내가 내린 잠정 결론 (아직 확정 아님)

우리 땅은 할아버지가 물 대고 벼 심던 땅이다. 그냥 패널 깔아버리고 끝내기엔 뭔가 아쉽다. 그래서 일단 영농형으로 기울고 있다.

월 328만원이면 충분히 괜찮다. 벼농사 수익 224만원은 솔직히 미미하지만, 그래도 “논”이라는 정체성은 유지된다. 그리고 만약 정부 정책이 우호적으로 바뀌면 수익률도 올라갈 여지가 있다.

순수 태양광은 확실히 돈은 많이 번다. 하지만 20년 뒤를 생각하면… 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참고: 실제로 하려면 뭘 해야 하나?

지금까지는 숫자 계산만 해본 거다. 실제로 설치하려면:

  • 전기사업 허가 (한국에너지공단)
  • 개발행위허가 (구미시청)
  • 농지일시사용허가 (영농형의 경우, 8년 단위)
  • 한전 계통연계 신청
  • 시공업체 선정 및 계약
  • 사업자등록 및 세무 처리

이런 게 다 필요하다. 절차가 복잡하고, 지자체마다 조례도 다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하겠다.

일단 이번 글에선 “돈 계산”만 해봤다. 순수 태양광 vs 영농형 태양광, 여러분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1월 기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했습니다. SMP, REC 가격은 매달 변동하며, 실제 설치 시에는 시공업체와 정확한 견적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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