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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에도 영농형 태양광 설치 가능할까? (농지/전/답/과수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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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밭, 과수원. 서류상 지목은 똑같이 ‘농지’인데, 막상 태양광 이야기를 꺼내면 답이 다르게 돌아온다. 되는 데, 안 되는 데, 애매한 데. 그래서 더 헷갈린다. 내 땅은 과연 어느 쪽일까.


1. 먼저 지목부터 확인하기 — 등기부가 아니라 토지대장

사실 제일 먼저 할 일은 법보다 지도다. 내가 가진 땅이 법적으로 뭐로 찍혀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 농지법에서 말하는 농지는 전·답·과수원이다.
  • 토지대장 지목이 ‘전/답/과수원’이면 농지법 적용 대상이다.
  • 지적도상 ‘농업진흥지역’인지, ‘농업보호구역’인지에 따라 규제가 달라진다.

Land Registration Document Analysis

여기서 많이 하는 착각이 하나 있다. 등기부등본 상 지목을 보고 판단하는 것. 실제 인허가에서 기준이 되는 건 등기가 아니라 토지대장이다. 정부24에서 공인인증서 로그인 후 토지(임야)대장 열람을 하면 바로 나온다.

땅을 직접 보러 가기 전에, 일단 서류부터 확인하자. 머리로 한 번 정리해 두면, 현장에 갔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게 다르다.


2. 농업진흥지역 vs 농업보호구역 — “절대농지에도 가능해질까?”

뉴스에서 ‘절대농지에도 태양광 허용’이라는 말을 많이 본다. 여기서 말하는 절대농지가 바로 농업진흥지역이다.

  • 2025년 이전: 농업진흥지역에는 영농형 태양광 설치 불가.
  • 2025년 10월 정부 발표: 농업진흥지역에도 ‘재생에너지지구’를 지정하면 영농형 태양광 허용 방향으로 농지법 개정 추진.
  • 2026년 1월 농식품부 설명: “영농형 태양광 허용 요건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

정리하면 이렇다.

  •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 법 개정 전까지는 실증단지 등 일부 예외 외에는 사실상 불가.
  • 농업보호구역: 태양광 가능, 다만 면적 제한(예: 10,000㎡ 미만) 등 세부 조건 존재.

내 땅이 농업진흥지역이면, 지금 당장은 사업성 검토 수준에서 멈추는 게 안전하다. 법 개정이 실제로 통과되고, 그 안에 어떤 조건이 붙는지가 나와 봐야 한다.


3. 전/답/과수원, 이론상 모두 가능하지만…

서류상으로 보면, 전·답·과수원은 모두 영농형 태양광 후보지다. 실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 중인 실증단지를 보면:

  • 벼 재배 논 위 실증단지 (전남 나주, 영암 등).
  • 밭작물(고추, 감자, 무, 채소류) 대상 실증단지.
  • 배·포도·블루베리·무화과 등 과수원 실증단지.

전라남도 산하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벼, 밭작물, 배, 포도, 녹차, 블루베리, 무화과를 대상으로 구조형태별 실증을 진행 중이다. 과수원은 특히 예뻐 보인다. 나무 위에 패널이 떠 있고, 그 아래서 열매가 달린다. 그림이 나온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지목보다 ‘영농을 계속하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방향이다.

  • 작물 수확량을 최소 80% 이상 유지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기준이 논의 중.
  • 농업인이 직접 농사를 짓는 실경작 의무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전·답·과수원 모두 원칙적으로는 후보지지만, 디테일은 작물·지역·지자체 조례에 따라 갈린다.


4. 내 땅에 대입해 보는 5단계 체크리스트

머리 아픈 법 조항 말고, 실제로 이렇게만 보자.

1단계. 지목 확인

  • 토지대장 지목이 전/답/과수원인가?

2단계. 지역 구분 확인

  • 농업진흥지역인가, 농업보호구역인가, 그 외 일반 농지인가?

3단계. 지자체 이격거리 확인

  • 우리 시·군 조례에서 태양광 이격거리 몇 m로 정해놨인지?
  • 주거지, 도로, 하천, 문화재 등 어떤 기준에서 재는지?

4단계. 계통(한전) 가능성 확인

  • 해당 위치가 한전 계통 접속 가능한 구역인지?
  • 주변에 이미 태양광이 많은 지역인지?

5단계. 작물과 영농 계획 점검

  • 지금 그 땅에서 뭘 키우고 있는지?
  • 패널 설치 후에도 수확량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지?

이 다섯 가지를 종이에 적어놓고, 내 땅을 하나씩 대입해 보면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다. “된다/안 된다”가 아니라, “뭐가 부족한지”가 보인다.


5. 논(답) — 가장 많이 실증됐지만, 리스크도 크다

논 위 영농형 태양광은 정부가 가장 많이 밀고 있는 모델이다. 그래서 실증 데이터가 많다. 동시에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하다. 쌀은 곧 식량안보라서.

  • 전국 60여 개 실증단지 중 상당수가 벼 재배 논에 설치.
  • 실증 결과, 대부분 80% 이상 수확량 유지, 일부는 품질 개선 효과도 보고됨.
  • 하지만 거창 등 일부 사례에서는 수확량이 최대 71%까지 감소.

논은 물 관리, 기계 작업, 수확 방식이 모두 특수하다. 패널 기둥 간격, 높이, 차광률 설계가 조금만 어긋나도 바로 수확량에 직격탄이 들어간다.

내 땅이 논이라면:

  • 인근에 이미 운영 중인 영농형 태양광 논이 있는지 찾아가서 직접 물어보기.
  • 같은 품종, 같은 재배 방식인지 확인.
  • 구조물 설계(기둥 간격, 패널 높이, 차광률)를 복붙하지 말고, 내 논 조건(관개 방식, 트랙터 폭 등)에 맞게 다시 설계.

솔직히 말해, 논은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가야 하는 구역이다.


6. 밭(전) — 작물 선택이 성패를 가른다

밭은 자유도가 높다. 대신 선택지도 많다.

녹색에너지연구원 실증 데이터를 보면, 밭작물 중에서도 음지에 강한 작물은 영농형 태양광과 궁합이 좋다.

  • 잎채소류, 인삼, 약초류, 일부 특용작물은 차광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 고추·감자·당근처럼 일조 의존도가 높은 작물은 수확량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

밭이라서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 하지만 논보다 구조물 설계가 자유롭고, 작목 전환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기존 작물 수확량과 매출 데이터를 가지고, 차광률 20%·30%·40% 시나리오를 엑셀로 돌려보는 걸 추천한다.

내 땅이 밭이라면, “지금 작물 그대로 갈지”, “영농형 태양광에 맞는 작물로 바꿀지”부터 정해야 한다. 그게 사업계획서의 첫 장을 채운다.


7. 과수원 — 그림은 예쁘고, 인허가는 더 까다롭다

과수원은 그림이 정말 좋다. 나무 위로 패널이 떠 있고, 그 아래에서 과일이 익는다. 실제로 전남 나주 배 과수원 실증단지에서는 수확량·크기·당도에서 일반 과수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Orchard Agrivoltaics

다만 과수원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난제가 있다.

  • 나무와 패널 간 간격, 높이 설계가 훨씬 복잡하다.
  • 지주, 전지 작업, 수확 동선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 과수원 지형이 경사지인 경우가 많아, 구조물 공사비가 논·밭보다 더 들어간다.

그래도 장점은 분명하다.

  • 이미 고부가가치 작물이기 때문에, 태양광 수익이 더해져도 전체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다.
  • 폭염·우박·냉해에 대한 보호 효과가 커서, 기후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과수원은 “안 된다”기보다, 돈과 설계 역량이 더 많이 필요한 구역에 가깝다.


8. 2026년 기준, 솔직한 결론

지금 시점에서 내 땅에 영농형 태양광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농업진흥지역 논/밭/과수원: 실증단지가 아니면 사실상 대기 상태. 농지법 개정과 특별법 내용이 나올 때까지 준비만 해두는 단계.
  • 농업보호구역·일반 농지: 지자체 이격거리, 계통 여건, 작물 조건만 맞으면 이론상 가능성 있음.
  • 전/답/과수원 중 어디가 더 유리한가? 라기보다, 어떤 작물·어떤 구조로 영농을 계속할 수 있는지가 핵심.

Farmer Checklist Clipboard

그래서 내 땅에 대한 답은 결국 세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1. 이 땅은 지금 어느 구역(진흥/보호/일반)에 속해 있나?
  2. 한전 계통, 지자체 이격거리, 마을 분위기까지 고려했을 때 인허가와 수익성이 나오는 위치인가?
  3. 패널을 올려도, 내가 농사를 계속할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한가?

이 세 가지에 모두 ‘예’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가 진짜로 설계도와 견적서를 펼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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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26년 2월 기준 공개된 정부 설명자료, 언론 보도, 실증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사업 추진 시에는 반드시 최신 농지법,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지자체 조례를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